3월쯤이었다. 캠핑을 시작해볼까 고민만 하던 시기에 먼저 캠핑을 시작한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접캠을 받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따라가서 먹고, 자고, 놀다 오는 정도였다. 텐트도 이미 쳐져 있고, 테이블도 있고, 의자도 있고, 먹을 것도 다 준비되어 있으니 나는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캠핑 인턴이었다.

처음에는 캠핑이 뭐가 그렇게 좋은가 싶었는데 몇 번 따라다니다 보니 조금씩 느낌이 달라졌다. 밖에서 먹는 밥이 괜히 더 맛있고, 밤에 불멍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좋고, 아침에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 공기마저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남의 장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 의자는 편해 보이고, 저 테이블은 좋아 보이고, 랜턴도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고, 텐트도 슬슬 내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나씩 장비를 사기 시작했다.

캠핑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제 거의 다 샀다’는 말은 별 의미가 없다.

분명 처음에는 텐트와 의자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테이블이 생기고, 랜턴이 생기고, 수납박스가 생기고, 침구가 생기고, 주방용품이 생기고….

하나를 사면 또 하나가 필요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이런 모습이 되어 있었다.

이게 정말 우리가 며칠 놀러 가기 위해 필요한 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가 꽉 찼다.

처음 접캠을 갔을 때 몸만 따라갔던 나를 생각하면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제는 누군가가 차에 실린 짐을 보면 “이 사람 캠핑 좀 하는구나” 정도는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얼마 전, 나를 캠핑의 세계로 끌어들였던 가족들과 또 한 번 캠핑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배우면서 따라다니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내 장비를 직접 챙기고, 자리를 만들고, 먹을 것도 준비하면서 캠핑을 즐겼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캠핑 인턴 정도는 수료해도 되지 않을까?

3월부터 시작된 캠핑 인턴 생활은 이렇게 일단 마무리됐다.

물론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사고 싶은 장비도 계속 생기겠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접캠을 받으러 가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직접 캠핑을 준비해서 즐길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동안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캠핑의 재미를 제대로 알려준 선배 캠퍼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캠핑 인턴, 수료했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아마도…

장비 그만 사기일 것 같다.

아마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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